13-12-14 18:49
나보다 더 부자인 어떤 친구에 대한 이야기
우리 밀알에 한 시각장애 친구가 있다.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연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이 친구에게 밀알을 소개하거나 하는 것 없이 어느 날 밀알의 한 장애인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차량 운행하는 것을 따라서 예배를 드리러 왔기 때문이었다.
중학생 친구였고 장애가 있었고 그 어머니도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 친구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이 친구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고 있고 교회에도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친구가 밀알에 와서 나한테 처음 한 말이 자신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으며 친구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느 정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 실제로 얼마나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두 달 전 쯤에 다른 친구에게 폭행을 당해서 이가 부러져서 온 것을 보고 너무나도 화가 났다. 학교에 찾아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의 부모가 있으니 나서기가 어려웠다. 마침 가해자가 이를 치료해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안심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또 수 개월이 지났다.
오늘 이 친구가 와서는 다리가 아프다고 기도해달라고 했다. 예배를 앞두고 있어서 왜 아픈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단지 하나님께서 치료해주시고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줬다.그런데 기도하면서 생각난 것이 '혹시 그냥 다리가 아픈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났다.그러던 중 나도 모르게 하나님께서 그 친구를 위로해주시기를 기도하고 눈을 떳는데 이 친구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왜 그런지 물었다. 그랬더니 말한다.친구가 발로 문을 세게 차서 그 문이 자기 다리에 맞아서 다친 것이라고....눈물이 점점 굵어졌다.그런데 이 친구는 더 흐느낀다.....억울하고 억울해서...중학생 밖에 안 된 이 친구를 이렇게도 억울하게 하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가?‘이놈의 자식 한 번만 더 못살게 굴어봐라 내가 대신 학교 찾아가서 손 봐줄거다.’ 라는 생각이 내 안에서 나도 모르게 일어났다. 학교에 다니고 선생님이 있어도 안 된다. 선생님이 다 볼 수도 없고 이야기 한다고 해서 다 들을 수도 없다.내가 목사로서 좀 더 아픈 이야기가 있다면 이 친구는 주일학교 때부터 교회에 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친구의 말에 의하면 그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조차 자신이 그날 교회에 왔는지 오지 않았는지 아는 친구가 없을 정도로 무관심하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그리고 친구들도 그리고 복지를 하는 사람도 여전히 이 친구의 삶을 행복하게 해 주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아마도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서 이 친구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도 여전히 부족하겠지라고 생각해본다. 슬프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서 나는 기쁘다.이 친구는 아무에게도 위로를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 친구에게 위로를 주는 한 가지 통로가 있는데 그 통로로 내가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 친구는 그 아픔 속에서도 병원을 찾아가는 것 보다 먼저 나를 찾아와 기도해 달라고 했다. 능력있는 목사가 아니어서 기도로 나을 것이 아닌데 목사가 기도해주면 위로가 되나보다.그래서 못난 나는 그냥 그 친구를 위해서 기도해주었다.못났다. 못났어~~ 나에게 독백을 하고 있는 그 때에 나는 그 친구를 향행서 이렇게 마음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잘 났다. 잘났어 너는 하나님을 보니까!’그래도 너는 행복할거야 지금 사람들의 위로는 받지 못하지만 그 사람들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하나님의 위로를 바라보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나는 20년이 지난 후 이 친구 훌륭한 친구로 세상에 서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아는 오늘 한 사람의 장애 친구를 통해서 밀알의 모든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과 설움을 본다.
때마침 이런 일이 있었던 시간이 바로 내가 밀알의 모든 사람들과 예배하는 시간이다. 나는 모든 장애인들의 억울함과 한탄을 하나님께서 만져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배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나는 그 예배를 통해서 그들을 위로하지 못했다. 나는 또 다시 내가 위로해 주어야한다고 생각한 그들에게 도리어 위로를 얻고 예배실을 나오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