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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편지

 

 

 

12-12-13 23:38

위대하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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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선교사로 파송되어서 목회하고 있는 독일 남부의 레겐스부르크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인구 15만의 이 작은 도시는 과거에는 독일에서 매우 유명한 도시였다고 합니다. 이 도시에는 독일 최초의 석교가 있고, 유럽 최초의 아파트도 있고, 독일 최초의 소지지 집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문호 괴테가 머물고 간 집도 있었고 전설적인 영화의 주인공인 오스카 쉰들러가 숨어 살았던 집도 이 도시에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지만 이 도시는 그 자체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을 정도로 중세의 미학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는 곳 이었습니다.

안식년을 맞은 여행을 하면서 친구가 선교하는 독일 땅을 밟고 친구에게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행하는 것이 참 재미있었는데 나는 이 여행 중에서 몇 가지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사건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도시에는 피터 돔이라는 매우 유명한 중세 성당이 있습니다. 나는 이 성당 근처에 있는 건물 정원에서 매우 흥미로운 조각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오래된 이 조각상에는 오리들에게 다정하게 먹을 것을 주고 있는 수사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오래된 도시의 멋있는 수사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그림이었지요. 그런데 나의 친구 선교사는 나를 그 조각상의 뒤편으로 이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조각상 뒤편에 새겨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자세히 보니 수사의 등 뒤에서 늑대의 얼굴이 나와 있고 그 입을 보니 한 마리의 오리가 목을 물린 채 죽어서 늑대의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이상한 조강이어서 나는 언듯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친구가 찬찬히 설명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조각상은 오리를 사랑하고 그들에게 자애로운 모습으로 먹이를 나누어주는 삶을 살아가는 수사의 모습 속에 숨겨진 늑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중세시대 성장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많은 성직자들이 사실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는 성자가 아닌 약탈자의 모습으로 둔갑하여 자신들이 돌봐야하는 연약한 사람들을 오히려 핍박하고 갈취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가진 존재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마치 지킬과 하이드 같은 사람의 양면을 보여주는 듯한 이 조각상을 보는 나의 마음은 너무나도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하나의 조각상으로 인해서 내 스스로의 연약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오신 뒤 2000년이 지나서 그분을 따른다고 결심하고 지금까지 이 길을 걸어왔지만 사실 내 안에 있는 죄악의 덩어리는 나를 충분히 이 조각상에 나타난 위선적인 모습과 비교해도 못지않을 만큼 악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사실 주님은 내가 위선적이고 때로는 욕심이 지배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탐욕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그런 존재인 것을 알고 계십니다. 사실 이 번 여행을 통해서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 있습니다.
“나는 한 사람의 남편으로서 낙제이고, 아이들의 아버지로서도 낙제이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장애인을 섬기는 것 같지도 않고, 계산에 밝으며, 참을성도 없고, 온갖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는 그런 나약한 존재인데, 그런 내가 정말 주님의 일을 하는 목회자의 자격이 있는가? 만약 그런 연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양들을 목양해야 한다면 사람들은 왜 나를 목회자로 인정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위선을 상징하는 하나의 조각상을 보면서 나는 겸손하게 여러분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혹시 당신의 삶도 이 동상과 닮은 면이 없지는 않았는지......
성탄절의 계절에 철저하게 따듯한 삶을 사셨던 예수님의 구원의 은총이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함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추신: 나는 이 동상을 보고나서 바로 근처에서 오스카 쉰들러가 숨어 살았던 집 앞을 지났습니다.
유태인의 학살을 막기위해 살았던 독일인.....
그런 믿음의 사람이 있어서 지금 우리 삶에 안식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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