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미지- 적절한 넓이:302px, 높이:123px

 사랑과 섬김의 평안밀알복지재단
생명의 봉사 · 사랑의 봉사 · 섬김의 봉

 

 

기도편지

 

 

 

12-10-17 17:47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한덕진
댓글 0
Atachment
첨부파일 DATE : 2012-10-17 17:47:55
얼마 전 밀알의 집에서 살다가 독립을 결심한 한 형제와 함께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버스의 옆자리에 앉게 되어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친구의 손에 들려있는 최신 스마트폰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온 스마트폰 중에 가장 좋은 옵션의 이었다. 이 폰을 쓰기 얼마 전에 다른 스마트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벌써 새로운 것으로 바꾸었나 해서 형제에게 어떻게 바꾸게 됐는지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 친구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다. 자기가 새롭게 핸드폰을 알아보러 판매점에 가서 판매점 직원에게 저렴한 요금의 스마트폰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 직원이 가장 저렴한 것이라고 안내해주면서 이것을 해주었다는 것이었다. 직감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폰의 요금제를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 스마트폰의 요금제가 72요금제로 되어있었다. 와~~~ 이 요금제를 쓰면 사실상 매월 8만원 이상되는 요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기계의 할부금 등이 조금이라도 더해지면 더 많은 댓가를 치루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 형제는 독립을 하게되면 한 달에 30-4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가지고 생활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누가 쌀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옷을 사주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버스비나 음식값을 내주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여름은 몰라도 겨울이 오면 임대아파트의 관리비는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지도 않은 돈 중에서 스마트폰 요금으로 꼼짝없이 8-9만원을 매달 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생계비의 20%정도를 통신비로 써버린다면 과연 다른 생활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확인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다행히도 담당 간사가 함께 동행해서 3개월만 이런 요금제를 사용하고 그 후에는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이 친구는 지적장애인이다. 그래서 삶의 전반적인 결정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진다.  지적 장애인도 성인이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판단을 하고, 그 판단은 존중되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친구는 자신의 한 순간의 미숙한 판단으로 자신의 삶을 아주 어려운 구렁텅이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존재이지만 경쟁사회에서 감언이설들은 이 친구들이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보다 당장 자신들이 필요로하는 이익을 챙기는데 급급할 뿐이다.

몇 년전 밀알의 집의 한 친구가 핸드폰의 서비들을 보호자들 모르게 자유롭게 사용한 결과 핸드폰 비용이 수백만원이 나왔었던 적이 있다. 나는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서 그 요금을 낼 수 없다고 버텼다. 얼마 후 채권 추심을 하는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온갖 협박을 하면서 그 장애 친구지만 그 친구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니 책임을 지라는 협박과 같은 말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그 요금을 내고야 말게 되었다.

세상의 법은 참 이상하다. 지적장애를 가졌든, 다른 장애를 가졌든 그들은 성인이기 때문에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설이나 보호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그들이 잘못된 계약을 해서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날려 버려도 그냥 지켜봐야 한다. 만약 장애인 시설들의 경우 그들의 결정이 그르기 때문에 그것을 억지로 못하게 한다면 당장 인권 침해로 고발당하게 될 것이다.

OO이라는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OO아 왜 나한테 상의하지 않았니? 이야기를 했으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었잖니?’ ‘목사님께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하실 거잖아요. 그래서 이야기 안했어요.’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후에 그 일이 좀 심각하게 느껴진 친구는 나에게 다시 이렇게 이야기한다. ‘목사님께서 잘 해결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너한테 무슨 죄가 있겠니. 네가 100만원만 버는 사람이었어도 그 돈은 그냥 조금 과소비했다는 정도의 작은 돈이었을지도 모를텐데, 장애를 가진 너희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이 세상이 죄인이지...... 이렇게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세상은 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외치면서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가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웃음을 팔고 있다.


[약2:16]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한덕진목사(평안밀알선교단/복지재단)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위로 가기

기도편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465 어디로 갈 것인가? 인기글첨부파일 한덕진 13.05.19 2737
2464 면접보고 들어오는 봉사 동아리 인기글 한덕진 13.03.17 3503
2463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진심입니다. 인기글 한덕진 13.01.22 2924
2462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며 살아간 시간을 돌아보면서..... 인기글 한덕진 12.12.17 3030
2461 위대하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 인기글첨부파일 한덕진 12.12.13 3027
»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인기글첨부파일 한덕진 12.10.17 3053
2459 태풍도 이길 수 있는 즐거움 인기글 한덕진 12.09.16 2843
2458 야곱과 요나의 만남 인기글 한덕진 12.08.12 2877
2457 하나님도 강함보다는 약함을 선택하셨다. 인기글 한덕진 12.07.17 2885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