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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섬김의 평안밀알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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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편지

 

 

 

12-10-17 17:47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한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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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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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밀알의 집에서 살다가 독립을 결심한 한 형제와 함께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버스의 옆자리에 앉게 되어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친구의 손에 들려있는 최신 스마트폰이 눈에 들어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나온 스마트폰 중에 가장 좋은 옵션의 이었다. 이 폰을 쓰기 얼마 전에 다른 스마트폰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벌써 새로운 것으로 바꾸었나 해서 형제에게 어떻게 바꾸게 됐는지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되었다.
 
이 친구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다. 자기가 새롭게 핸드폰을 알아보러 판매점에 가서 판매점 직원에게 저렴한 요금의 스마트폰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그 직원이 가장 저렴한 것이라고 안내해주면서 이것을 해주었다는 것이었다. 직감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폰의 요금제를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 스마트폰의 요금제가 72요금제로 되어있었다. 와~~~ 이 요금제를 쓰면 사실상 매월 8만원 이상되는 요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기계의 할부금 등이 조금이라도 더해지면 더 많은 댓가를 치루어야하는 상황이었다.

이 형제는 독립을 하게되면 한 달에 30-4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가지고 생활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누가 쌀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옷을 사주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버스비나 음식값을 내주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여름은 몰라도 겨울이 오면 임대아파트의 관리비는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지도 않은 돈 중에서 스마트폰 요금으로 꼼짝없이 8-9만원을 매달 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생계비의 20%정도를 통신비로 써버린다면 과연 다른 생활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나중에 확인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다행히도 담당 간사가 함께 동행해서 3개월만 이런 요금제를 사용하고 그 후에는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가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이 친구는 지적장애인이다. 그래서 삶의 전반적인 결정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진다.  지적 장애인도 성인이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판단을 하고, 그 판단은 존중되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친구는 자신의 한 순간의 미숙한 판단으로 자신의 삶을 아주 어려운 구렁텅이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존재이지만 경쟁사회에서 감언이설들은 이 친구들이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보다 당장 자신들이 필요로하는 이익을 챙기는데 급급할 뿐이다.

몇 년전 밀알의 집의 한 친구가 핸드폰의 서비들을 보호자들 모르게 자유롭게 사용한 결과 핸드폰 비용이 수백만원이 나왔었던 적이 있다. 나는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서 그 요금을 낼 수 없다고 버텼다. 얼마 후 채권 추심을 하는 사람들이 전화를 해서 온갖 협박을 하면서 그 장애 친구지만 그 친구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니 책임을 지라는 협박과 같은 말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그 요금을 내고야 말게 되었다.

세상의 법은 참 이상하다. 지적장애를 가졌든, 다른 장애를 가졌든 그들은 성인이기 때문에 무엇이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설이나 보호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그들이 잘못된 계약을 해서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날려 버려도 그냥 지켜봐야 한다. 만약 장애인 시설들의 경우 그들의 결정이 그르기 때문에 그것을 억지로 못하게 한다면 당장 인권 침해로 고발당하게 될 것이다.

OO이라는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OO아 왜 나한테 상의하지 않았니? 이야기를 했으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었잖니?’ ‘목사님께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하실 거잖아요. 그래서 이야기 안했어요.’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후에 그 일이 좀 심각하게 느껴진 친구는 나에게 다시 이렇게 이야기한다. ‘목사님께서 잘 해결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너한테 무슨 죄가 있겠니. 네가 100만원만 버는 사람이었어도 그 돈은 그냥 조금 과소비했다는 정도의 작은 돈이었을지도 모를텐데, 장애를 가진 너희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이 세상이 죄인이지...... 이렇게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세상은 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외치면서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가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웃음을 팔고 있다.


[약2:16]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한덕진목사(평안밀알선교단/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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