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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섬김의 평안밀알복지재단
생명의 봉사 · 사랑의 봉사 · 섬김의 봉

 

 

기도편지

 

 

 

09-09-15 00:12

마음만은 도둑 맞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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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

9월 14일은 아마도 평안밀알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평안밀알선교단 사역의 10년 세월 중에서 처음으로 밀알의 사무실에 도둑이 든 날이기 때문입니다. 월요일 오전 선교단 사무실 간사들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지난 밤에 도둑이 들어서 컴퓨터 2대와 모니터 6대, 캠코더, 사진기, 그리고 20여 만원의 현금 모두를 가져가고 일부 컴퓨터에서는 메모리 칩만 모두 절도해가고 말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아끼고 절약해서 모든 귀중한 재산들이 한순간에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당황하고 놀란 간사들이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얼마 있지 않아서 경찰관이 사무실에 조사를 하러 왔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수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그 분들이 하는 말이 아마도 도둑을 잡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앞서 결론을 짓고는 돌아가 버렸습니다.
사실 내가 놀란 것은 이렇게 장애인들을 위해서 일하고, 장애인들이 살아보겠다고 공부하는 컴퓨터까지 훔쳐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탈무드에 가장 안전하게 현금을 보호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성경’ 사이에 보관하는 것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만약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성경에서 돈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가져가지 않을 것이고, 만약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면 결코 성경을 들춰보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돈은 안전할 것이었습니다.
사실 밀알의 사무실은 ‘성경’처럼 안전한 곳이라고 여겨왔습니다. 왜냐하면 밀알에 오는 사람들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거나, 기본적인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고, 혹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할지라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장애인들을 보면서 어떤 나쁜 마음도 먹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밀알의 사무실의 물건을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함께하고 있는 장애 형제 자매들을 보면 저절로 그런 마음이 없어질 곳이 우리의 공동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야 만 것입니다.
휑하니 비어 있는 사무실에서 우리 장애식구들과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때에 하나님께서 제게 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지금 우리가 도둑맞은 것은 물건이 아니라 마음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으면 이렇게도 약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마음초차도 잃어버렸을까?’ ‘가장 약하고 불쌍한 사람들보다도 더 불쌍한 사람은 그 약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주님께서 주셨습니다.
잃어버린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채워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은 그의 인생에 아무리 귀한 것을 채우려 해도 채울 수 없을 것입니다. 장애인들과 함께해온 16년이란 시간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어려운 사회과 경제 여건 속에서 희망이라는 마음을 도둑맞고 있는 사람들을 속에 나도 있고 밀알의 장애 단원들도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밀알은 이번에 가장 비싼 재산들을 잃어버렸지만 더 중요한 우리의 마음은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든 것을 다 잃어가는 세상에서 무엇을 지킬 수 있습니까? 우리의 형상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이 주신 생명과 사랑의 마음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잃지 않은 것입니다. 오늘 사무실의 모든 집기는 가져갔지만 우리 장애단원들과 일할 수 있는 쇼핑백 일거리는 가져가지 않았으니, 그저 장애인들과 쇼핑백을 접으면서 우리의 초심을 지켜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 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합니다.[고린도후서 4:8-9]
여러분을 사랑하는 한덕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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