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3-18 23:29
보고싶은 민재야.....
보고 싶은 친구야.......
작년 말 푸른나무어린이집을 개원하고 얼마 안 되어서 한 아이의 부모님을 면담하게 되었습니다.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 아이를 데리고 오셨는데 나이는 세 살, 장애는 정신지체, 음식을 목으로 넘기지 못해서 배에 섭식(음식섭취)을 위한 줄을 연결해서 특수 분유를 섭취해야만하는 친구였습니다. 거기에다 심장이 약해서 수술을 한 이후 부작용이 있어서 입으로는 거의 아무것도 넘길 수 없었고, 한번 감기에 걸리면 일주일이상 입원해야하는 아주 위험한 상태라는 이야기를 부모님에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애아동전담어린이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한번 와보고 싶었지만 너무 걱정이 되어서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 부모님의 말씀이었습니다. 나는 친구가 어린이집에 다니는 것이 정말 필요한 친구라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고 그래서 설득했습니다. 민재(가명)는 여기 꼭 다녀야 된다고... 민재에게 감기나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건 민재가 재활을 위해 무엇인가 시도해야하는 때라는 것이었습니다. 민재는 그렇게 어렵게 어린이집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오던 날.... 남자만 좋아하던 친구..... 여선생님들보다 남자 원장에게 매달리기 위해서 엉덩이로 앉아서 통통거리며 다가오던 친구 생각을 하면.......
얼마 전 민재가 우리 어린이집을 졸업했습니다. 아직 졸업할 나이가 아닌데 졸업했습니다. 특별한 부름이 있어서입니다.......
이 세상에서 보다 하나님 품에 있고 싶어서 우리 어린이집과 선생님들을 떠나 하나님한테 가 버렸습니다. 그저 며칠 보지 않으면 다시 보리라고 병원에 보냈는데 한참 만에 부모님이 들려준 소식이었습니다.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계속 병원에 있었는데, 그리고 많이 좋아져서 집에 왔는데 한꺼번에 몇 가지 어려움이 갑자기 찾아왔답니다. 그리고 병원으로 다시 갔지만 너무 탈진한 상태여서 그만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친구의 장례를 치루고 부모님이 우리 어린이집을 방문했습니다. 민재가 쓰던 몇 가지 물품들을 돌려드리고 마지막으로 다니던 어린이집에 와보고 싶으시다고......
슬픔을 위로해 드릴 수도 없이 있을 그 때, 친구 엄마 아빠가 이렇게 민재를 추억해 주셨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았으면 너무 후회했을 거예요”
“선생님들이 너무 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린이집에 다니고 민재가 부쩍 예쁜 짓도 많이 했었는데........”
“글세, 얼마 전에는 아빠에게로 다가오더니.... ‘메롱’을 하더라구요(웃음 그리고 눈물)”
사실 민재의 소식을 들고 선생님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었는데....
앞으로 떠난 민재 생각마시고 남아 있는 누나에게 더 많은 사랑 주시라고 위로해주고 두 분을 위해서 기도해드리고 배웅을 해드리고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민재와의 추억은 이제 하나님계신 하늘나라에서 얼굴을 맞대고 만날 때 민재랑 이야기 할 수 있겠지요.
떠난 친구... 그렇지만 민재가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랑이 흘러넘치길 기도드립니다...
민재야 안녕....
[요4:14]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