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섬김의 평안밀알복지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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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랑합니다.
얼마 전에 몇 통의 편지를 받았다. 미국으로 연수를 오는 직원들을 통해서 전달 받은 편지였다.
한 통의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사랑하는 한덕진목사님 김해선사모님 안녕하셨어요. 저 족깍지도 열심히 넣고 쇼핑백 점고 부치고 위점기하고 끝기고 쇼핑백 초기작업 열심히 하고 속깍부치기도 열심히하고 있습니다.” 5월 22일 박현철(가명)올림..
현철이는 철자법도 틀리고 띄어쓰기도 틀렸지만 나를 기다리면서 보호작업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 어서 오라는 뜻의 편지를 이렇게 표현해서 쓴 것이다. 평소 자신이하는 말대로 자기는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하다.’고 하면서 힘없는 가족들을 많이 괴롭히는 친구인데 이렇게 오랜만에 편지 글을 읽으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 한 통의 편지을 읽었다. 이 편지늠 박인선(가명)이 쓴 것이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사랑하는 목사님, 사모님..... 한국에는 언제 오시는 지요? 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어서 이런 말이 쓰여 있었다.
“현철 오빠 좀 어떻게 해주세요” 2016년 5월 22일 박인선(가명)올림
이 글을 읽고서 한 참을 웃었다.
다른 사람들은 왜 이런 글을 편지로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겠지만 현철이가 아직도 인선이랑 다른 친구들을 많이 괴롭히고 있구나 라고 직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 편으로 다른 사람들이 해도 소용이 없으니 내가 와서 현철이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나를 보고 싶어하고 잊지 않고 있는 친구들.....
한 번 사랑을 주면 그 사랑을 받아서 끝까지 잊지 않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들이 바로 현철이와 인선이 같은 친구들이다.
내가 이들에게 준 것이 있는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실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것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장애를 가진 친구들 중 대부분은 정말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들이라는 것이다. 많이 주지 않고 단지 마음만 주고 함께 있어만 줘도 마음을 주고 정을 주는 친구들이 바로 우리 식구들이다.
가끔씩 나는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때로는 힘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열정을 잃어버려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것 같기도하고, 때로는 혼자인 것 같아서 외롭기도 하지만 그래서 혼자서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여전히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말이다.
감사하게도 그 때마다 내가 발견하게 되는 두 가지 사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예수님께서 사셨던 그 방식을 따르는 삶이라는 것이다. 나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여기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답은 좀 더 뻔한 답인데, 그것은 여전히 내가 그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행복해하고 있으니 나는 그게 좋아서 여기에 있다.
만약 누군가가 어떻게 장애인들이 행복해 하는지 아느냐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도 누군가가 나에게 편지를 쓰고 카카오톡으로 보고 싶다고 말하고 있으니까.... 라고 말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기를 원하지만 그런 그릇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장 연약한 자 중의 한 사람에게 만큼은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과연 나의 가치는 어떨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면 지금 이순간....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봐도 좋은 것같다.
“나는 누구를 행복하게 해주는 삶을 살고 있는가?”라고....
모든 사랑들을 여과 없이 사랑하셨던 예수님처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시는 예수님처럼 세상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15:13]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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